마다코왈스킵B

핥는다 2017. 6. 11. 21:21


대장은 포커에 졌더라도 등 뒤에 산더미 같은 달러를 쌓아두고 있었다. 리코는 운 좋게 도미를 얻었고 코왈스키가 패를 테이블에 펼쳤다. 스키퍼에게 걸린 물고기는 없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무전기의 소리가 유난히 치직 거렸다. 고개를 한번 왼쪽으로 기울이고 수긍하는 표정을 보인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키퍼는 프라이빗에게 시간을 물었다. 이제 막내의 등록금을 사수해야 할 때가 왔군. 오른편에 선 부관에게 슬쩍 눈치를 준다. 역시나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 드러나 스키퍼가 킥킥 거렸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려 그가 카드 정리를 마친 리코를 보자 눈이 마주친 리코가 슬쩍 웃어 보인다. 그 표정이 대장은 마음에 들었다. 리코의 풀어헤쳐진 타이를 보자니 문득 갑갑한 목이 느껴져 스키퍼는 멈추어 섰다. 고개를 들면 자신에게만 상냥한 부관이 능숙하게 보타이를 끌러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매어준 것 또한 앞의 사내다. 스키퍼는 그것이 또 마음에 들었다. 그는 붉은색의 타이를 부관의 손에 남겨둔 채 천막 밖으로 이동했다.

 

커다란 서커스의 무대 뒤에는 물건들이 많았고 그 짐들과 천막 사이로 스키퍼가 나섰다. 저 한 가닥의 천 너머로 그가 알 바 아닌 서류를 팔랑이는 자들이 우스웠다. 알렉스의 커다란 목소리는 무전을 타고 막내가 있는 돈뭉치 안에서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완전히 잠수하기 전 상황을 파악한 리코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준비가 되었다는 듯, 스키퍼는 시익 웃으며 까닥 거리는 손으로만 후임을 부른다. , 리코. 이제 남은 건 하나 뿐이지!

 

나한테 키스해! 천천히 부드럽게 말이야!”

 

그 순간에, 그 장소에서 누구보다도 코왈스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는 대장이 손을 까닥일 때까지만 해도 대장의 옆에 한 발작 더 다가서고 있었다. 부관은 다시 한 번 스키퍼의 안색을 살폈다. 언제나 그렇듯 익숙하게 의기양양한 얼굴이었고 코왈스키의 눈만이 가만있질 못했다. 그는 시선을 돌리며 그 표정을 없애보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코왈스키의 놀란 심장은 봐주지 않고 그의 이성을 때렸다. 유능했던 그는 그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리까지 그 고동이 들어차는 느낌에 코왈스키는 자신이 어떠한 감정으로 정복당했음을 깨달았다. 스키퍼의 옆으로 훅 뛰어 들어온 리코가 어떤 의문도 없이 그의 등을 끌어안는다.

 

그들 앞에 있는 융단의 커튼이 확 젖혀졌다.

 

그리고 리코는 단숨에 입술을 부딪쳤다. 달려든 그의 힘 때문에 스키퍼의 몸은 뒤로 기울어져 버렸고 팔을 뻗어 리코의 목에 감아야 했다. 대장의 등을 단단히 안고 있는 그는 부드럽게라는 단어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입 안을 헤집었다. 삼킬 듯이 감싸고 거친 소리로 떨어지며 마치 연인의 키스인 듯 강렬했다. 그리고 점점 더 잡아끌던 혀가 야릇하게 스키퍼의 입 안에서 가느다란 목소리를 흘리게 만든다. 스키퍼의 고개가 움찔거렸다. 그가 등을 감싼 리코의 손마저 자극적으로 느낄 때에 다시 고개를 꺾는다. 어느새 얼굴이 빨개졌다. 짧은 키스였지만 스키퍼는 숨을 고르며 그를 밀쳐버렸다. 리코는 그대로 그에게서 얼굴을 떼었다. 스키퍼가 소매로 입술을 닦았고 걸치듯이 매었던 리코의 보타이는 땅에 떨어져 있었다. 누가 비비래? 헉헉 거리고 쏘아붙이는 목소리에 리코는 웃었다.

 

그 두 사람을 본 관리국의 사람들은 입을 뻐끔거리며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 신호를 받아 서류를 빼돌려야 할 알렉스는 얼음이 된 채로 눈만 깜빡 거린다. 스키퍼가 옆에 선 막내를 향해 눈치를 주자 냉큼 가로챘다. 프라이빗의 흔치 않을 잽싼 행동에 대장이 웃었다. 그리고 코왈스키를 바라본다.

 

좋아 성공했군. 저 멍청한 얼굴들을 보라고.”

 

그 얼굴들을 보기는커녕 코왈스키는 스스로가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는 아직도 심박수에 온 신경이 집중되었지만 피가 차게 식어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발의 저 아래가 푹 꺼져버려 그는 평지에서도 떨어질 수 있었다. 그가 입술을 꾹 문다.

 

막내는 대장의 과격한 쓰다듬과 칭찬을 받았다. 그 굉장한 장면을 보게 된 적군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 버렸다. 모든 것이 완벽한 이 상황이 몹시 그의 마음에 들었다. 알렉스에겐 정신을 차리게 할 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은 잊지 않았다. 스키퍼는 웃으며 다가와 아직 굳은 듯이 서 있는 코왈스키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역시 그의 웃음을 지어준다. 언제 그런 작전을……. 중얼거리며 묻는 그는 대장이 자신의 셔츠 깃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 눈앞의 입술이 방금 전까지 리코와 겹쳐졌다는 것만 머릿속에 맴돈다. 그의 목에서 붉은 색 리본이 떠났다. 별로 오래되진 않았네. 코왈스키의 눈이 동그래지고 머리가 다시 차가워져 있었다. 대장은 그 타이를 손에 들고 발걸음을 돌렸다. 자신의 옆에서 훌쩍 발을 뗀 대장에 다급해진다. 그래도 그는 이런 기분을 하고 쫒아갈 수 없었다. 손 안에 있는 보타이에 살짝 입을 맞추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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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판다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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