핥는다

한스스킵 조각

판다멍 2018. 3. 15. 04:17


나는 부지런히 너를 잊어야 했다. 우리는 어디에서든 찾기 쉬운 사이였고 너에게서 그렇듯 나 또한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게 끊임없이 말해야 했다. 그리고 넌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않고 사랑스럽지 않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리고...,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너를 향한 미움에 죽임당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네가 무척이나 그리워 새벽을 지샌 날이었다. 몇 번이고 너는 지난 일일뿐이라고 못 박으며 네가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던 마침내, 너를 잊는 것에 무뎌져가고 있다. 그래야 한다는 습관도 어렴풋한 흔적으로만 남았다. 이제는 너를 잊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그 새벽마다 한참을 쌓아올린 기억 안에서만 있어준다면 가장 못나게 포장을 해둘 것이었다. 방랑벽의 가 결코 그렇지는 않을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