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왈스킵 졸음,나긋함,햇빛에 비친 그대의 모습
겨울의 햇빛이 이토록 눈부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코왈스키는 잠시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고요에 잠긴 눈을 깜빡거린다. 그의 시선에는 공기 사이사이로 볕이 그득했다. 다른 손에 들린 커피는 아직 향을 천천히 풀어내고 있다. 그 잔의 주인은 오늘의 날씨가 무척이나 춥다며 부관에게 위스키를 넣은 아이리시를 부탁했었다. 그랬던 분이, 잠시 창가를 바라보다 어느새 테이블에 기대어 잠에 들었다. 그의 뺨에는 따듯한 기분이 감돌았다. 코왈스키는 편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맛좋은 커피를 원하시던 대장은 이젠 더 이상 추위를 느끼시지 않는 것 같았다. 다가가 커피를 놓은 그는 감긴 눈 위로 손을 내린다. 섬세한 손가락은 그보다 섬세한 속눈썹을 간질이듯 스쳤고 촘촘한 눈썹을 어루만졌다. 손에 감기는 살결을 가꾸듯 소중하고 또 조심스럽게 훑어 뺨으로 다가간다. 재미가 들린 그는 엄지로 대장의 볼을 가볍게 꼬집어 보았다. 손가락 사이에 보드랍고 무른 살이 가득 찼다. 그의 입가는 올라가는 것을 막지 못했지만 웃음만은 참기 위해 다물어져야 했다. 다시 엄지로 뺨을 쓸다 귀에 손이 닿는다. 코왈스키는 무심코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망설인 손가락은 그저 검은 머리카락을 귓가로 넘겨주었다. 조심히 그를 쓰다듬는다. 머리칼과 햇살은 가느다란 손가락에서 포근하고 곱게 감겼다. 만족스럽게 예쁜 감각이다. 따사로운 빛은 이제 새파란 눈에서 반짝거린다. 마주친 눈이 서로 깜빡였다. 그리고 코왈스키의 눈도 크게 뜨여 동그래진다. 그는 손을 치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놀라서 긴장해 버린 몸을 겨우 움직여 코왈스키가 끼릭 거리듯 차렷 자세로 섰다. 대장은 픽 웃고 다시 눈을 감아버린다. 그리고 코왈스키의 손을 잡아 자신의 머리 위에 가져다댔다. 코왈스키의 심장이 잘게 뛰었다. 부관은 천천히 그의 머리를 살살 쓸어 넘겼다. 코왈스키의 입에서 나왔던 나긋한 숨이 대장의 차분한 숨으로 내쉬어진다. 햇빛이 비추는 그 모습은 다시 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