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코왈스킵 모험
코왈스키, 그는 지독한 사랑을 했었다. 진저리 난 애절함이 곯고 곪은 채 여물어들고도 그것에 차마 이름을 대지 않았다. 그가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고배가 아니라 독배가 될 것임을 아는 이유였다. 코왈스키는 스키퍼가 결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충분히 괜찮았다.
얼핏 욕심을 가지지만 않으면 사랑은 쉬워보였으나, 그는 갖지 않았지만 욕심의 현신을 사랑한 탓에 매일 욕심을 눈에 담았다. 스키퍼는 종종 그 눈동자를 보며 그의 야망이 맘에 든다는 얘길 했다.
그 말이 그에게 비참함을 지워줄 수는 없었다. 자꾸만 불어오르는 감정은 비록 달콤함에도 짓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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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금은보화를 싣고 떠난 지 두달만에, 스키퍼가 미뤄둔 혼인신고서로 비행기를 접었다.
"아-, 롤라는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네."
"여기가 프랑스 입니다."
"어쨌거나 달팽이모양 빵은 나오겠지."
나는 역시 모험과 결혼을 해야겠어. 스키퍼는 코왈스키의 목을 향해 팔을 뻗었다. 그리고 어느새 손에 쥐었던 자신의 보타이를 그에게 매어준다. 코왈스키는 그것을 잡아 똑바로 묶었다. 끌어안는 흉내에 넘어오지 않는 어깨를 대장이 가볍게 두드린다.
"자네의 야망은 잘 있나?"
"저는 야망과 결혼하지는 않을 겁니다."
"할 수 없는 게 아니고?"
스키퍼가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주 본 눈의 깜빡임 한 번마다 심장에서 초침이 돌았다. 오로지 이 초침뿐인, 어지러운 고요함이 울리는 순간 그는 알 수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독배를 들이키는 날이다. 매번의 외면이 이내 터져나왔다. 그 스스로를 매도한다. 코왈스키가 입술 안을 깨물었다. 이건 사랑이었지만-
스키퍼, 전 이 자리면 충분합니다.
"그럼 내 모험을 부탁할 순 없겠군."
그는 스키퍼에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지독한 잔해였다.